베네치아Venezia, 이탈리아Italy
물의 도시, 베네치아 혹은 베니스
언제 잠길 지 몰라도, 도시와 함께 잠겨도 좋다고 생각할 뻔 했다.
대운하도, 산 마르코 광장도, 유리세공도, 곤돌라도,
도시 속속히 관통하는 물결이 아니면 돋보이지 않을, 도시는 온통 물 속에 있다.
*
# 베네치아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발견한 그 날의 명작
그건.. 순전히 너의 기준.
그럼 어때? 너는 이 모습이 모조리 사랑스러운 걸~
마지막 일정, 로마 입성에 앞서, 가는 곳마다 소박함의 미, 낡음의 미의 절정을 보여주는 이탈리아의 이름난 소도시들.
부끄러움 없이 널린 빨래는
포지타노의 하늘과 바람 배경에서도, 베네치아의 낡은 벽걸이에서도 매력을 발산한다.
# 숙소에 짐을 풀고 나온 베네치아는 화려한 가면으로 제 본색을 가려보지만,
수십개의 가면 쓴 모습마저, 베네치아, 너 아닐까?
아니라고 우기더라도, 흉내낼 수 없는 화려하고 멋들어진 가면술에, 누구라면,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냥 속고 말고 싶지 않을까?
# 베네치아의 유치함을 함께 즐기는 당신들때문에 즐겁다
나의 앵글 안에 남아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나와 우리와 함께 '브이'를 그려줘서 고마워요. 그 사진은 나 혼자 감상할께요-
# 다시 계단을 오르다 보니, 골목마다 전진을 막는 유리공예 바리케이트
물 사람들의 섬세함이 투명하게 발산되는, 감탄의 연속극
넌 몇부작이니....?
(이 미니시리즈는 단 하나도 한국으로 동행하지 못했지만, 유리공예 탁상시계가 너의 방 탁자 위에 놓여있어, 그래도 위로가 되는거지?)
# 이렇게 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연결된 도시, 어디로 가든 언젠가는 목적지를 발견할 수 있겠지
베네치아의 이 곳을 가려면, 이 골목으로 가라고 조언을 듣지만,
이 운치있는 골목골목 사이사이로 질질질 끌려다니는 것도 좋지 않은가.
이 크지 않은 도시 안에서 길을 잃어도, 언젠가는 어디엔가에 당도해 있을 테니까...
# 이 명랑한 도시는 또 한 번의 재미, 그 두 번째 막을 올린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고 하는데,
이렇게 보기가 좋아서야 먹을 용기가 나지 않을까봐....
이건, 이탈리아 파스타 재료, 링귀네이거나, 펜네이거나, 푸실리이거나, 파르팔레이거나, 제밀리이거나, 페튜치네이거나..
모양에 따라 이름이 이렇게 가지각색이라는데,
이름, 모양 따지지 않고 맛있게 파스타로 둔갑하면 그만 아닌가..?
그래도 너는 모양마저 귀염스럽구나-
# 대형 피자, 1조각씩도 판매하는, 베네치아 번화한 곳에 먹음직스럽게 대기 중
이탈리아에 있는 내내 원없이 먹었던 피자는 베네치아에서도 질리지 않는다
# 베네치아 리알토 다리, 베네치아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 전망대
물의 도시라는 지겨운 수식어를 200% 공감할 수 밖에 없는 풍경
복잡한 다리 위에서 복잡한 심경이 되지만, 그건 너무나 기분 좋도록 복합적인 감정들....
# 베네치아 그네들의 세심함과 기막히게 매력적인 유혹, 제 3막
어떻게 이렇게나 촌스럽지 않은 원색들의 향연들
파란 물처럼 선명한 파랑이 끌리는 시간.
이 기막힌 아이디어들은, 이 기막힌 개성들은,
너를 고흐의 자화상으로 만들어 버리지. 아아아악~!!!!!
레이스 흠뻑 장식된, 주방에다 가져다 놓고 키우면, 너 알도 낳아줄래?
이건, 어디에다가 두면,
내 삶의 퀄리티를 유치뽕짝의 최상급으로 업그레이드 시켜 줄까?
베네치아, 너, 너에게 마법을 걸었는지, 구슬아 구슬아- 언제쯤 알려 주겠니?
..... 라고 하고 싶을 지경이지만,
너마저도, 럭셔리 현관 조명으로, 혹은 스릴러되어도 좋으니 거실 한 복판에 훔쳐다 놓고 싶다.
# 집에 가져갈 수 없는 베네치아의 아름다움으로, 부신 눈을 평안모드로 전환해 본다
나의 사랑하는 풍경,
나의 사랑하는 색감,
나의 사랑하는 작품.
그리고,
그림 속에 갇혀 버린, 베네치아
그 좁은 물길 따라 그림처럼 곤돌라가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 좁은 골목골목을 빠져나가면, 베네치아의 펑 뚫린 광장, 산마르코가 있다
모르고 걷고 있었다면, 아무것도 들었던 것이 없었다면,
이것은 반전.
수없이 얽힌 골목 사이사이에서 빠져 나온 인파가 모두 이곳에서 재회했다.
# 광장 끝으로 가면 다시 물과 만나는 물의 도시, 만나지 못했으면 섭섭할 걸 그랬다
광장의 것 답게, 가장 너른 물결이 끝으로 끝으로 향해서 끝이 어딘지 가늠할 수 없는,
# 산마르코 광장에서는 모두가 넓디 넓은 광장처럼 너~른 마음이 된다
주저없이 너의 카메라 안으로 들어와 준, 멋진 부부 혹은 가족.
제복입은 그, 그 옆자리 자격이 충분한 아름다운 그녀,
그 네사람을 재치고 인기 독차지 중인 아~~~~ 깨물어주고 싶은 아가야- 여기 보자~
# 해가 지기를 기다린 베네치아, 밤이 되어 더욱 흥분이 도가니탕 되는 도시
밤참을 준비하고, 밤의 어둠, 물머금은 바람, 시원한 공기 속에 앉아,
밤이 더 깊어지는 줄 모르고 그냥 앉아만 있어도 좋았다.
# good-bye, 베네치아, 다시 만나러 올거야, 꼭! 너만.
이탈리아 남자들은 동양 여자를 좋아한다고 했나?
이탈리아 남자들은 나이가 들어도 정열적이라고 했나?
40분여를..... 은근슬쩍 도망다니는 널, 끊임없이 역으로, 밖으로, 기차로 쫓아오는 그 분.
너는 어쩌면 이탈리아에서 살고 싶기도 하지만, 당신과는 아니랍니다.. 미안해요...
짐 들어다 준 건, 기차 놓치지 않게 친절을 베풀어 준건, 지루하지 않게 말 걸어 준건, 어쨌든 고마워요...
히지만, 마지막 끈질김에 이마만를 허락한 건, 절대 꺽어지지 않을 의지의 대답이라구요-
현실의 시간보다 더 짧게 느껴지는 그 시간들은,
베네치아, 너 때문이다.
*
to be continued...
두오모에서 만나..... 피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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