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한웅큼

street, ITALY ..(1) positano

바람난,찐 2009. 4. 1. 18:50

나폴리를 지나,

소렌토의 짙푸른 물결손길을 내려다보며..

평화로운 바람이 온몸을 간지럽히는 해변마을, 포지타노에 도착하다..

 

눈으로만 담을 수 있는 풍경들.. 

카메라에 담을 수 없는 어리석음을 인지하면서도,

차마 그 욕심을 놓을 수 없어,

용을 쓰며 슬쩍 훔쳐 온 포지타노만의 풍경선물..

 

.

.

 

 

어쩌면 그저..

흔하디 흔한 문짝 하나에 지나지 않았건만..

*

낡고 거칠은 벽과 자연의 초록 나무 질감이

이 사진같은 해변마을과 얼마나 잘 어울렸는지,

직접 보지 않으면 알지 못할 것..

살아내는 일상마저 작품이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포지타노의 하늘보다, 나무보다 푸른.. 그 해변..

*

상상의 나래가 넘치던 어린 시절,

왜 하얀 스케치북 위에다가 파란 크래파스를 힘껏 밀어대며 바다를 그렸냈을까..

바다를 '푸르다'라고 표현할 줄 알게 된, 머리 큰 어른이 된 후..

'푸른 바다'를 기계처럼 내뱉던 이 시절에,

진짜 푸른 바다를 보았다..

 

 

저녁 식사를 하러 나 온 언덕 위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보다 더 맛난 눈요기..

*

도시의 조명야경을 아름답다고 말하지 말아야했다..

하지만, 용서해줄까...

작은 마을에 찾아 든 까만 어둠 속에서,

 희미한 삶의 불빛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지 못했으니까..

 

 

작은 해변 마을에서 큰 행복을 느킬 수 있는,

해변 산책

*

자유로움을 만끽하라고 속삭이는 바닷바람의 유혹에

거침없는 기쁨의 손짓,발짓..

낯선 곳이기에, 나도 몰랐던 나의 낯선 용기가 솟아나는 걸

피하고 싶지 않았던 한 때였다..

 

 

하늘빛, 구름장식, 바람입김에 나풀거리는 그 모습이 어울려..

낯익은 풍경마저, 아름다운 낯선 풍경을 선사하는 포지타노..

나는 자연스럽게  풍경에 스며들어 버렸고,

무엇도 사랑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이른 새벽 깨어나,

하늘인지 바다인지 구별할 수 없는 파란빛깔에 눈이 부셨다..

*

광고의 한 장면처럼..

영화의 한 컷처럼..

 *

빈의자에, 누군가는 외로움의 쓰라림을.. 

누군가는 그리움의  눈물을..

누군가는 기다림의 설레임을.. 떠올리겠지..

 

나는.. 그 날의 ..

내가 앉았던 그 풍경  속, 행복했던 한 때를 떠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