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한웅큼

1 page 여행기 : #1 동경Tokyo, 일본Japan

바람난,찐 2011. 5. 25. 16:38

도쿄 ToKyo에 가다..

생애 첫 여행지, 생애 처음으로 홀로 용기내어 터벅거렸던 낯선 곳.

하지만, 나의 한국과 너무도 닮아서 공항에서의 설렘과 떨림과 기대가 한 풀 꺾였던 곳.

그런데, 역시  '여행'이라는 단어를 '처음'이라는 단어를 새삼 일깨워 주었던 곳.

닮으면서도 닮지 않아서, 화려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커다란 잡화점, 도쿄.

 

*

긴자

소니 빌딩에는 디지털 기기에 욕심많은 나 같은 부류를 유혹하는 사이버틱한 전시품들이

손을 타기를 진심으로 원하듯, 다고곳하게 진열대에 대기하고 있다.

 

 

긴자의 대표적인 약속장소, 시계탑도 한 번 올려다 본다.

 

 

가부키 공연을 아직도 한다는데, 긴자의 세련되고 화려한 현대 속에,

 하나도 꿀릴 것 없다며 당당하고 자부심 넘치는 자세를 잃지 않는 저 자신감.

 

 

롯쿠

옛 동경의 소소한 길바닥.

70년대 재연 드라마 세트를 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시간 가져보기.

동경에서 태어나지도 않은 주제에....

 

 

료코쿠

일본의 국립박물관이 있는 곳.

누가 박물관은 지겹다고 했나? 여행다니면서 대표적인 곳 한 군데쯤은 가보기를 강력히 권유함.

지극히 일본다움. 대단히 일본의 역사를 잘 재연해 놓음.

 

 

마루노우치

한국의 시청과 같은 곳.

옛 궁터와 옛 동경역이 이곳에 있다.  지금도 있다.

 

 

미타카

나의 이웃집에는 살지 않는, 토토로를 만나러,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순식간에 아이가 된다. 저절로 웃음이 난다.

짧은 필름을 보는 동안도 붕붕 뜬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다.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 눈으로 찍고 또 찍고, 마음에 담고 또 담는다.

이것이.... 미야자키 하야오의 힘일까....

아직 순수함을 잃고 싶지 않은, 혹은 그 때가 그리운 모두의 슬픔때문일까..

 

 

시부야

평일에도 만만치 않은 인파관광지.

그 와중에 이 유명한 스시집을 지나치지도 않는다.

더욱이 시부야가 기억이 남는 것은,

홀로 구경에 신난, 한국여자를 반가워 하며,

시부야에- 스시집에- 에비수까지- 동행하며

짧은 영어와 서로 다른 발음으로도 용케 의사소통하면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잠깐 동안의 인연, 26즈음의 일본 숙녀. 그녀의 친절과 관심의 고마움이 70%의 시부야.

 

 

시오도메

미래도시가 이런 모습이 아닐까?

칼날같이 날카롭고 번쩍이는 빌딩도, 기상천외한 거북이 등 분수도, 애니메이션틱한 환상적인 인테리어도,

입을 턱! 벌어지게 만드는 통에

꼭! 맛보라던 시오도메 시오라멘을 맛보기 위해 한참을 줄을 서있어도 지루하지 않으니,

넌 대체 정체가 뭐냐....?!

 

 

신주쿠

여느 곳과 다르지 않은 번화하지만 평범한 낮의 그놈과,

도시의 화려한 간판 조명들로 단장해 이성을 꼬시는 섹기 가득한 그x가 되는 밤

 

 

신주쿠 코엔(공원)

그런데, 이런 휴식과 같은 곳을 또 숨겨놓고 있는 곳이 신주쿠.

배신감을 느끼는 것도 잠시, 평온함에 다 잊어버리다..

2시간 남짓의 산책 시간을 각오하라지만, 그런 각오 없어도 걷는 것이 즐거운 도심 속의 전원.

 

 

아사쿠사

동경의  가장 대표적인 신사가 있는 역사의 거리.

...답게 인력거가 도심을 활개하고,

거대한 가미나리온이 떡하니 위용을 과시하고,

 

 

에비수

개인적으로 너무도 아기자기하고 예쁜 동네. 살라면 이 곳에서..

삿뽀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역사관이,

예쁜 야경도 선사하며 시원~하게 맥주 한 잔 들이키고 가라고 유혹하는 소녀같은 곳.

 

 

오다이바

후지TV가 전부는 아니지만, 일반인과 관광객을 위해 덧문을 열어 주었다.

볼거리가 많은 후지 TV 관광구역은 시작에 불과할 뿐.

오다이바에서 보는 자유여신상과 레이보우 브릿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화려한 쇼핑몰들...

하지만, 무엇보다 인공적으로 조성되었으나, 인공의 냄새 따위 맡고 싶지 않은,

내남자를 그립게 하는, 최고의 데이트 장소... 답게 염장지르는 커플 투성이였던,

아름다운 풍경과 야경을 멋스럽게 걸친 오다이바, 너는 꼭 커플로 와서 복수해 주게 싶게 만드는 곳.

 

 

요코하마

군것질 거리에 침 흘르는, 차이나 타운 따위가 있어서가 아니다...

화창한 3월의 날씨와 파란 하늘을 머금은 레인보우 브릿지가 있어서가 아니다..

외국인 묘지 가는 길에 유럽풍을 풍풍 풍기는 예쁜 집들이 살고 싶게 만들어서가 아니다..

캐릭터에 눈 돌아가는 나를 유혹했던 마우스 커플이며, 스누피 가족 등등 갖가지 인형들이 너무 귀여워서도 아니다..

밤이 되어 더 아름다워지는 항구의 도시가 몇 번이고 머리 속에 맴돌고 또 맴도는 이유는,

용기없어 인연을 놓친 이 미련한 소심함 때문이야... ㅜㅜ

요코하마, 당신 잘 있습니까?

여행에서 막 돌아와 커다란 여행 가방과 캐리어를 양손에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짧은 영어로 들어준다하여도 괜찮다 하며,

말로만 설명해 준 채로 요코하마가 집이라며 갈 길 바삐가도 되었을 것을,

굳이 왔던 지하철 역까지 되돌아가며 복잡하고 미로같은 지하도를 20분도 넘게 되돌아가며,

내 옆에서 든든하게 걸어주고 표까지 끊어주고 기어이 타는 것까지 보던 당신에게,

+

겨우 아는 일본말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만 수없이 반복하며 이메일 주소 하나, 연락처 하나 묻지 못했던 소심한 이 여인을 기억이나 하나요?

이런... 신파같은 일이 첫 여행지에서 덥썩 달려들었는데,

촌스럽게 처음 티내며 소심의 바닥을 기었던 너는 대체 무슨 정신이었느냐...

이승기 저리가라하게 생겼던 풋풋한, 날티나는 일본머슴아같지 않으면서도 은근 스타일 저절로 뭍어나는, 뛰어난 기럭지와 외모와 옷발을 가진 건전한 청년을,

너는 무엇이 겁이 나서 주구장창 따라와 준 그 녀석과 낯선 곳에서의 소중한 연을 맺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이 정도였으면 무언의 대시였음을 왜 눈치채지 못했냐고 일본 현지인들에게 책망을 들으며 말이다...

=

그래서 뒤돌아서자마자 시작한 후회, 지금까지도 계속도지, 이미 떠나간 인연....... 이 추억으로만 남은 요코하마.... 아흑~

 

 

우에노

한국의 남대문과 너무도 흡사한 풍경, 야메요코시장

벚꽃 피는 봄이면 더욱 사랑받는 한적한 우에노 공원.

그곳에서 소원을 적어 꽉 묶어 볼까....

 

 

첫 여행,

용기를 준 동경에서의 15일

The End.